요즘 말이 많은 CF.

안티 2천만 양성이라는데 흠…
솔직히 처음 보는 순간 울컥하기는 했음. 그런데 울컥했던 이유가 계속 찜찜하게 남아 있게 됨.
사실 군대는 X같음. 헌데 X같은 이유는 두가지 층위임.
한개는, 그냥 사적인 분노. 내 청춘이 썩는다든가, 군대에서 뺑이친다든가, 누군가는 고무신도 도망가고(나도 경험해봤다.), 비인간적인 대우를 당했다든가, 비리로 면제받고 나보다 출세한 넘이 있다든가… 뭐 그런 그런 사적인 분노다.
또하나는, 구조적인 저항이다. 군대는 사회악이며, 반전평화나 집총거부에 대한 양심을 거역하게 만들며, 권위주의적 사회의 원인 중 하나이고, 폭력과 억압에 둔감하게 만든다거나…
다 싸잡아 군대는 X같긴 한데, 저 CF를 보고 ‘울컥’한 2천만 안티들은 과연 어느 포지션인가.
후자의 경우라면, ‘거대 악의 축인 군대 입영에 대해 축하를 보냄으로써, 군대를 긍정화시키는 발상은 마치 일제시대 황군에 자살특공대로 자원입대하는 것을 찬양하는 행위나 다름없음.’이라는 식으로 안티가 될 만은 하겠는데…
전자의 경우라면 좀 애매해진다.
군대에 대해서는 긍정하면서, 개인의 경험에 대해서만 부정하는 경우라면 이건 사실 자기모순이나 다름없는 일.
그러니까, 만약 이 사람들은 본인의 경우만 아니라면 사실 군대가 X같을 이유는 없다는 것. 다만 CF의 남자주인공과 자기를 동일시했기 때문에 불쾌할 뿐이지, 만약 본인들이 면제인데다 저 CF의 남자주인공을 자기 친구쯤으로 객관화시키면 그저 즐거운 경험일 뿐이다. (사실, 친구들 군대간다고 했을 때, 누가 분노하나, 그저 조금 동정하는 척하며 즐기고 – 내가 너라면 자살한다. -, 그거 핑계삼아 거창하게 술자리 벌리고, 나중에 면회간답시고 바람쐬러가는 거 아닌가.)
그러니 안티 2천만은 좀 오버.
하여간 ‘울컥’하는 사람들이 많은가 본데, 그렇게 CF 하나에 울컥할 정도라면 최소한 군대폐지같은 걸 주장해야하지 않나. 울컥할 정도로 사회악이라고 본다면.
사회악은 아닌데 개인 경험이 X같았기 때문에 억울해 그런다…는 분이라해도 최소한 개인 경험이 X같지 않도록 군대가 개선되도록 사회에 요구해야 하는 것 아닌가, 엄하게 CF에 화풀이 하지말고. 사실 그런 입장으로 보면 CF는 그나마 군생활이 억울하지 않기를 바라는 이상적인 모습아닌가. 케익사들고 면회까지 와준다는데.
그런 우정은 군대나온 남자들에게나 자격요건이 있다고 생각하는 마초들은 그럼 군생활 내내 면회오는 여자 한분 없이 지내시든가.
맨날 꼴펨 운운하는 애들은 보면 그냥 자기 마초성을 자랑하지 못해 안달인 듯. 예비역이나 여자들이나 모두 사회의 구조적 약자들인지라 어느 한 쪽이 상대방을 억압하는 것이 아님에도 그런 줄 착각하고 지들끼리 물고 뜯는데만 여념이 없다.
우리의 주적은 ‘간부’라는 그 훌륭한 깨달음은 전역하고 나면 다 까먹는 걸 보면 확실히 군대는 이 사회의 라스트보스급.
ps. 그런데 이 광고, 시리즈를 전부 보니
‘길거리에서 헌팅한 남친, 군대보내고, 베스킨라빈스가서 점원에게 껄떡대는’ 스토리처럼 보이니 이건 이것대로 울컥할 만은 하겠다. ^^;
카테고리: 생각하다

0개의 댓글

이명박개새끼 · 2011-01-12 06:06

저 카드는 또 어디카드죠? 좀 알려주셈 죽을때까지 그회사 카드는 안만듬

이명박개새끼 · 2011-01-12 06:06

죽을때까지 빠리파게트 씨발새끼들 빵조가리는 안먹어야지 퉷퉷!

aransdad · 2011-01-12 06:06

@민노씨 – 2009/06/23 09:02
네. 그런 생각을 하게 하는 것 자체가 군대의 패악이겠지요.

군대가는 사람에게 너 안됐다, 동정한다, 우울한 궁상을 떨어주는 사람은 없잖습니까? 최소한 군대를 필요악으로 여긴다면 그렇다면 가능한한 군대는 사회적으로 즐거운(최소한 죽을 곳 끌려가는 것은 아닌) 경험이 되도록 사회가 노력해야 하지 않을까요. 그래야 군대라는 것의 정당성이 그나마 확보되는 것 아닙니까?

물론 저는 군대 자체를 반대하므로, 저 CF는 황군찬양과 동급으로 여기긴 합니다만.

민노씨 · 2011-01-12 06:06

아무리 시대가 바뀌어도 군대라는게 왠지 아쉬움, 눈물, 애절함… 뭐 이런 정서적인 느낌을 불러오기 마련인데… 이건 뭐 싱글벙글에 배경음악은 신나서 어쩔 줄 모르는 분위기라서… 쵸큼 어처구니가 없달까.. 그런 반사작용을 만들어냅니다….;;

띠보 · 2011-01-12 06:06

음.. 15초만에 훅 지나가는

광고에 오가는 말이 많은 것도

참 고개갸웃한 일이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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