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난 김에 마저 적고 자야겠다.
기획자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용도로 확장해 활용해주기를 모든 서비스 기획자가 꿈꾸긴 하지만…
그렇다고 하지 말라는 것까지 교묘하게 에둘러 활용하는 능력은 전세계에서 우리가 일등일 듯.
원래 구글 애드센스의 목표(?)는, “되도록이면 클릭하지 마시오.”라고 표현할 수도 있겠다.
엥? 광고인데 클릭이 많이 되면 좋지 않아?
단기적으로 보면 광고주들은 일견 클릭유입이 늘어나면 이득처럼 느껴지겠지만, 장기적으로는 클릭의 증가는 광고주에게는 그다지 바람직하지 않은 현상이다.
비싼 단가 내고 오버추어 광고 신청했더니 경쟁사가 일부러 자사의 광고를 부정클릭해대는 바람에 엄청난 피해를 봤다는 광고주는 한 둘이 아니다.
애드센스는 이러한 것을 막기 위해, 방문자가 되도록이면 클릭을 하지 않도록 하고 있다. (Don’t be evil.)
그래서 컨텐트로 오해받지 않도록 하고, 유혹하는 장식도 넣지 못하게 하고, 어필리들이 클릭을 유도하는 행위도 못하게 한다. 방문자의 ‘가독성을 위해’ 그러지 말라는 것이 아니라는 말씀.
클릭이 늘어나면, 구글로서야 수수료가 늘어나니 좋을 듯 하지만, 종합적으로는 광고 시스템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리게 된다. 무슨 소린고 하니, “구글 애드센스 프로그램에 참여해서 광고비를 집행했더니 트래픽은 확실히 늘었는데, 우리 상품 판매량은 그대로네…”라는 소리가 광고주 입에서 나오면 이 시스템은 광고매체로서의 매력을 잃게 된다는 뜻.
따라서, 되도록 클릭이 발생하지 않도록 외관도 수수하고, 되도록이면 낙시성 광고가 오르지 않고 진짜로 그러한 난관(?)에도 불구하고 꼭 필요한 사람만 클릭하도록 문맥광고를 하는 것인데…
“좋은 글을 읽어 감사의 뜻으로 애드센스 클릭해드려요.” 라는 사용법이라니, 애드센스 기획자가 들으면 펄쩍 뛸 일이다.
‘감사의 뜻’으로 애드센스 클릭한 방문자가 그 광고 자체에 관심이 있을리는 만무, 고작해야 창이 뜨자마자 닫아버릴 터.
광고주로 보자면 미치고 환장할 일. 클릭은 발생해서 광고비는 나가는데, 그렇게 유입된 트래픽이 고작 0.1초짜리 뜨내기라니.
이런 행위가 점점 많아지면, 한마디로 같이 죽자.. 상황이 된다.
‘감사의 뜻’을 애드센스 클릭으로 표현하는 이들은 장기적으로 애드센스 자체를 망하게 하는 데 일조하는 셈. 뭐야, 모두들 알고보니 안티구글?
조금 관점을 바꿔서…
‘감사의 뜻’을 고작 코멘트 하나와 클릭 한번으로 때우려 하다니 너무 싼 거 아냐? 라는 생각도.
진짜로 고맙다면, 애꿎은 광고주의 피같은 광고비를 마치 자기 쌈지돈인양 선심쓰지 말고,
단돈 10원이라도 자기 주머니에서 직접 지출해야 하는 것 아닌가?
생각의 역발상. 차라리 누군가 기부시스템을 만들어보는 건 어떨지?
“진짜로 제 글이 도움이 되어 고맙다고 느꼈다면 이 버튼을 클릭해서 100원씩 부탁해요.”
(오마이뉴스의 좋은 기사 원고료후원을 생각해보면 되겠다.)
과연 사람들이 할까? ㅋㅋ
말로 고맙다고 하는 것은 쉽지만, 정말 자기 주머니에서 100원이라도 꺼내 줄 사람들은 얼마나 될까? 뭐, 100원 내는 사람이 한명뿐이라면, 그 글은 고작 100원짜리 글이겠지. 컨텐트에 대한 가치를 측정하는데 이보다 더 좋은 방법도 없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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