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 1.
내 블로그를 방문하는 사람은 ‘나’에 대해 관심있기 때문이다.
가정 2.
‘나’에게 좋은 것은, 내 블로그를 방문하는 사람에게도 좋다.
두가지 가정은 모두 사실이 아니다.
블로그 주인에게 블로그란, ‘자신’에 대한 표현수단이겠지만, 블로그를 방문하는 사람은 사실, 블로거 자체에는 관심이 없다.
그들이 관심있는 것은 Topic일뿐.
블로그 방문자들이 방문한 블로그의 모든 글을 읽기를 기대할 수도 없다. 애초에, 블로그란 형식 자체가 post단위의 archiving/logging이기 때문에, archive(또는 post)는 그 자체로 자기완결되어야만 한다.(물론 어려운 일이다.)
대개의 방문자는 링크를 타고 들어와 그 하나의 포스트를 읽고, 나가버린다. 아주 가끔, 댓글을 단다거나 하는 예외를 제외하곤.
그렇다면 방문자들을 위해 가장 필요한 인터페이스는 무엇일까?
두가지 층위에서 바라볼 수 있는데, inbound entry와 outbound exit 층위가 그것. 들어오는 방문자와, 나가는 방문자를 위한 인터페이스.
‘블로그 내 검색’은 방문자를 가장 손쉽게 유혹할 수 있는 인터페이스라 할 수 있다. 방문자들은 카테고리 메뉴를 애용하지 않는다. 일일이 카테고리를 찍어보고, 포스트 목록에서 자신이 관심있어할 글 제목을 찾는 것은 매우 귀찮은 일이기 때문이다. 만약 방문자가 이 블로그에서 무언가 정보를 더 얻기를 원한다면 검색창에 바로 쳐넣고 결과가 뜨기를 기다릴 것이다.
따라서 블로그의 검색기능은 방문자를 위한 가장 훌륭한 인터페이스이다.
‘관련글’ – 수동으로 만들었거나, 혹은 FullText Search를 통한 자동 연결이거나 – 을 제공하는 것도 좋다. ‘연예뉴스’를 보러 들어온 방문자에게 관련된 다른 글들을 보여주는 것은 방문자들이 수고스럽게 일일이 뒤져보거나 검색할 필요를 줄여주는 친절한 인터페이스라 할 수 있다.
한가지 더 추가한다면,
referer를 통해, 검색엔진으로부터 유입된 방문자에게 자신이 보려고 했던 컨텐트를 바로 보여주는 것이다. 어떤 방문자가 검색엔진으로부터 ‘Ajax’라는 키워드를 찾아 블로그로 유입되었다면, 그는 아마도 내 블로그의 다른 ‘Ajax’관련 글에도 관심이 있을 것이다. 어쩌면, 검색엔진에 노출된 페이지보다, 숨겨진 페이지 쪽에 더 유용한 정보가 있을 수도 있다. 그런 경우 검색엔진으로부터 들어온 사용자에게 해당 엔트리들을 자동으로 보여준다면 얼마나 유용할까. (물론 이러한 기능들은 이미 많은 곳에서 구현되어 있고, 예를 들어 방금 말한 기능같은 것은 wp 플러그인으로 있어서 내 블로그에도 붙여놓았다. google에서 ‘불친절한 금자씨’로 검색해보시라.)
현재까지 블로그 인터페이스는 블로그 주인을 위한 자기만족적 성격이 강하다. 그러나 방문자로서는 스킨이 드래그 앤 드롭으로 변경되든, BGM이 있든 말든, 주인장 맘대로 태그로 뭘 붙이든 신경쓰지 않는다. (방문자 맘대로 리모콘 조작이 가능하다면야 또 모를까.) 그런 블로그 주인의 자기만족적 인터페이스보다는, 방문자를 위한 배려가 더 좋은 인터페이스일텐데, 이런 것들이 아직도 많이 미비한 듯 하여 아쉽다. (심지어 내 블로그 조차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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