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가 하니TV개국과 함께 디자인 리뉴얼 되었다.
나는 인상비평을 좋아하는 편인데… 첫 소감은 전에 비해 쫌 구려진 듯.
1) 중앙정렬, 좌우 오픈형
왠지 naver나 daum 비슷하기도 한데, 가장 큰 차이는 중앙정렬된 Content영역과 좌우여백사이에 분리선이 없는 구조인데다 Content영역도 흰색, 좌우여백도 흰색. 경계가 지어지지 않는다. 그러다보니 시선이 Content영역으로 집중되지 않고 자꾸 좌우 여백 바깥으로 흩어져 버린다.
개인적인 기호문제일 수도 있겠지만, 가능하다면 Content영역은 확실하게 집중할 수 있도록 시선의 동선의 움직임경로를 제한하는 쪽이 좋겠다.
WSJ처럼 Content영역과 여백영역을 확실히 구별해주면 독자의 시선은 Content영역에만 효율적으로 머무를 수 있어서 집중력을 유지하고, 눈의 피로를 덜 수 있다. 색으로 구분하기가 싫다면 최소한 daum이나 naver, NYT처럼 분리선을 명확하게 그어주는 쪽도 바람직하다.
2) 프로포션의 불균형
신문 사이트는 text를 주의깊게 읽기를 요구하기 때문에 독자의 시야각이 좁아지고 눈의 피로가 매우 심한 특징이 있다.
새로 개편한 메인화면에서 3단 배치에 기사들을 좌단에 배열한 것 자체는 나쁘지 않다. 그런데 비율이 대략 좋지 않다.
눈대중으로 보기에는 3:2:2 정도. 기사:기타 영역으로 치면 비율이 3:4
가장 핵심이 되는 기사단의 폭이 너무 좁다. 사이트 중앙지점에 기사가 위치하지 않기 때문에 시선을 자연스럽게 가운데 두지 못하고, 의도적으로 시선을 좌측으로 향하게해야 한다. 이럴 경우, 기사 영역 외의 우측 공간으로는 초점이 도달하지 못하는데, 그 영역이 지금 읽고 있는 기사 영역보다 더 넓다. 한참 기사제목들을 집중해서 읽고 있다보면 촛점이 닿지 않는 시선 우측 부분이 마치 개미가 바글바글 기어다니는 느낌으로 피로해진다. 게다가 우측 영역에는 번쩍거리는 플래시 광고들도 있다. 시선 바깥쪽에서 뭐가 어른거릴때 얼마나 신경쓰이는지는 다들 경험해본 일일테다.
3) 기사영역보다 튀는 기타영역
짧게 말하자면… 기사쪽에는 순 텍스트뿐. 사진썸네일도 간혹 있지만 천편일률 똑같은 자리 똑같은 크기. 기사간의 구획도 없고 강조도 없다. 헤드라인을 제외하면 타이틀의 크기도 다 똑같다. 섹션구별도 없고 이 기사가 스포츠 기사인지 정치 기사인지 타이틀만 가지고는 판단하기도 어렵다. 한마디로, 별로 재미가 없다.
신문읽는데 왠 재미냐고 하겠지만, 신문이 학위논문도 아닌바에야 일단을 읽혀야 하지 않겠나. 지금은 그냥 까만건 글자요 하얀건 여백일 뿐.
오른쪽의 기타 영역은 섹션이나 기능에 따라 박스를 쓴다든가, 색을 달리한다든가 하는 게 있는데 왼쪽의 기사 영역은 별 특징이 없다. 당연히 시선은 오른쪽으로 자꾸 유혹된다.
개편된 메인화면이 얼마나 가독성이 떨어지는지는, 개별기사페이지와 비교해보면 알 것이다. 개별기사페이지는 개편되지 않은 듯 한데, 그래서 불행 중 다행. 개별기사페이지의 특징은…
– 기사영역이 전체 폭의 절반 이상이라 기사에 확실히 집중할 수 있고,
– 전체영역의 중앙부에 기사영역이 걸쳐있기 때문에 시선을 편안하게 중앙부에 둘 수 있고,
– 좌우여백쪽으로 시선이 흘러나가지 않게 정확히 구획되어 있고,
– 좌측에 성가시게 따라다니는 광고배너를 제외하고는 시선 바깥쪽에 걸리적거리는 게 별로 없다.
여하튼, 그래서 이번 한겨레 리뉴얼은 완전 엉망인 듯.
0개의 댓글
민노씨 · 2011-01-12 06:05
한겨레는 RSS만으로 개별기사로 들어가서 메인에는 거의 가지 않는 편인데.. 이바닥님 덕분에 글 따라가며 요모조모 살펴보니… 말씀에 대체로 공감하게 됩니다. 특히나 일견 깔끔해보이지만, 전체를 관망하기에는 산만한 구성이라는 지적에 대해 특히 공감합니다.
한토마와 블로그라는 유저 참여성 컨텐츠를 최상단으로 끌어올린 시도는 높게 평가합니다만, 거기에 부합하는 콘텐츠 지원이라는 차원에서도 우려도 크네요… 한토마는 조선닷컴 반대말이라는 생각이 들고, 그러니 극과 극은 통한다고 비스무리하다는 느낌마저 들 때가 종종 있고, 블로그는 3신분의 제약도 제약이려니와 그닥 편집의 요소에서 좋은 글을 뽑아낼 수 있을까 싶은 생각이 듭니다. 열혈 필벗들의 참여도도 현저히 낮아졌고요….
추.
궁금해서 자로 재보니 10.1 : 6.9 : 6.7 더만요. (단사이의 간격은 제외하고요)
그러니 3:2:2 (3:4)의 비율이 거의 맞습니다.
눈대중이 상당히 정확하시네요.
저는 지금 다시 봐도 7:4:4 정도가 아닐까 싶은데 말이죠.
왠지 왼쪽이 좀더 넓어보이기는 하는 것 같습니다.
물론 아래로 내려갈수록 시선이 분산되서 좌측의 메인기사영역의 존재감은 급속히 반감되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