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 농부가 되고 싶다고? 농사는 쉽지 않단다, 꼬마야. 하지만 농사는 정직한 노동이고 먹거리를 마련해주는 일이지. 농사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니?”
“실은 잘 몰라요. 하지만 바로 시작하고 싶어요.”
“좋은 태도구나. 화단은 있니?”
“아니요. 실제로 갖고 싶진 않았어요.”
“흠. 뭐 어쨌든, 아마도 옥수수를 좀 심어보는 걸로 시작하라고 권할 수 있겠구나. 어렵지 않단다. 씨뿌리는 법에 대해 좋은 공부가 될 테고, 덧붙여 날씨 징조에 대해 기본적인 것들을 내가 가르쳐줄 수도 있지.”
“무슨 소리세요? 저는 씨뿌리기나 날씨 따위에 대해 듣고 싶은 게 아니에요. 저는 농부가 되고 싶은 거라구요.”
“무슨 말이니, 꼬마야? 씨를 뿌리고 물을 주고 거름을 주는 일들을 하지 않고 어떻게 곡식을 키우겠니? 어떻게 날씨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면서 수확을 거둘 수 있을거라 생각하지?”
“나는 그저 농부가 되고 싶을 뿐인데 왜 내가 먼지투성이가 되어 땅이나 파고, 기상학에 대한 지루한 설교를 들어야 하는거죠?”
—
“하, 조각가가 되고 싶다고? 그래, 매우 어렵고 오랜 과정을 거쳐야 하지만 기술을 익히고 나면 충분한 보상이 돌아오지. 먼저, 여기 망치와 정이 있고, 활석덩어리가 있구나, 이걸로 시작하자. 구를 깎아보거라, 그러면-”
“잠시만요. 저는 암석조각에는 관심이 없는데요. 저는 위대한 조각가가 되고 싶어요.”
“뭐라고?”
“말씀드렸잖아요, 저는 활석에는 관심이…”
“들었단다. 단지 나는 네 말이 무슨 뜻인지 이해할 수 없었어.”
“조각가의 목표는 예술을 창조하는 것이잖아요? 그게 제가 하고 싶은거에요. 예술품을 창조하는 거지요, 이런 우스꽝스러운 도구로 장난치거나 먼지를 뒤집어쓰는 거 말고요.”
“잠깐 기다려보거라. 그러니까 조각가가 되고 싶지만 돌을 깎는 법은 배우고 싶지 않다는게냐? 화강암이나 대리석 등의 속성에 대해 배우는 건 싫다고?”
“맞아요. 왜 그래야 하는데요?”
“글쎄, 이제 무슨 말인지 알겠다. 들어봐라 꼬마야, 돌의 성질에 대해 모르는 채로 조각가가 될 수는 없단다. 그건 불가능해.”
“웃기지 마세요. 아마도 이딴 건 당신께는 흥미있는 것이겠지요. 하지만 전 예술가라구요. 창조만이 저의 일이에요. 그리고 솔직히 말해서 왜 이따위 것들로 저를 귀찮게 하는지 미스테리네요. 절 가르치실 생각이나 있으신거에요?”
—
“하, 그래픽 디자이너가 되고 싶다고? Edward Tufte가 그의 다양한 작품에서 명확히 보여주는 바대로, 그래픽
디자인은 오래되고 품격있는 전통을 가지고 있지. 오늘날에는 종이 위 만큼이나 컴퓨터에서 이루어지고 있지. 따라서 종이와 잉크에
대해 알아야하는 것 만큼이나 컴퓨터와 일러스트레이터같은 프로그램에 대해서도 알아두는 것도 중요하단다. 나아가, 어떤 매체를
택하든지간에, 인간의 뇌와 인지감각, 색채학 그리고 기타등등 다양한 것들에 대한 연구가 필수적이지. 아, 미안, 질문할 게
있니?”
“네, 그럼 언제 디자인을 시작하죠?”
“흠, 물론 내가 방금 언급한 디자인의 다양한 분야들에 대해 공부를 하는 것이 디자인의 기본이 되지. 당연한 말이지만, 학습의 왕도는 직접 해보는 것이란다.”
“아뇨, 아뇨. 지금까지는 제가 흥미없어하는 것들에 대해 한보따리 풀어놓으셨잖아요. 제가 하고 싶은 건 디자인이라구요. 컴퓨터프로그램이나 심리학같은 지루한 것들을 배우는 게 아니라요.”
“내 말을 건성으로 들었나보구나. 디자이너가 되려면 그런 것들이 필요하단다. 그것들이 없다면 넌 그저 낙서나 하는 셈이지.
네 작업에 대한 이해가 없으면서 어떻게 위대한 디자인을 만들 수 있겠니? 예를 들어, 잘못된 색배합은 네가 전달하려는 메시지를
훼손시킬 수 있단다. 또는 그 대신 강제적으로 메시지를 훼손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선택된 색 배합은 디자인에 또다른 의미를
부여하기도 하지.”
“진짜로 그런 것들을 믿으세요? 슬프네요. 보세요. 당신이 그런 것들에 흥미있다고 해서 다른 사람들에게까지 강제로 그런 것들을 강요해도 된다는 뜻은 아니에요. 저는 여기 디자이너가 되러 온 것이지 심리학자나 컴퓨터광이나 기타 당신이 원하는 그런 사람이 되러온 것은 아니라구요.”
“하지만 이런 기초에 관심이 없다면 디자인은 너랑은 맞지 않는 것 같구나.”
“오, 어련하시겠어요. 당신의 주장을 인정하지 않는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당신은 당신의 성스러운 일에
동참하기에는 맞지 않는다고 딱 잘라 말하시겠지요, 안그래요? 당신의 하찮은 규칙을 지키는 사람들만 인정할테죠? 맞죠? 당신은
그저 당신의 상아탑을 유지하고 싶기만 한 거에요. 그렇죠? 좋은 디자이너가 되기 위해 무엇을 해야하는지에 관심있는 척 하는 것은
그만두시죠. 당신은 현실이랑 괴리되어 있는게 틀림없거든요.”
—
“하, 웹 디자이너가 되고 싶다고? 오, 그거 좋지. 좋아. 배워야 할게 좀 있긴 하지만 바로 시작하면 좋겠구나. 먼저
이야기할 것은 마크업 랭귀지와 시맨틱에 관해서란다. 그러고나면, CSS의 동작원리와 그것이 옛날 방식과는 어떻게 다른지에 대해서
시간을 투자하게 될거다. 거기다 텍스트 플로우와 “한계없는 캔버스” 플로우에 대한 기초를 하고 그 다음에는-”
“잠깐만요. 윤똑똑이씨. 저는 웹 디자이너가 되고 싶은 거지, 컴퓨터학자가 되고 싶은 건 아니거든요?”
from : Eric Meyer – Stand Up For Your Rights!
(I have no right or permission to translate this article. so, If Eric or Vitamin mind, I’ll remove.)
불친절한 금자씨, 그 두번째 이야기. 강조는 내가 임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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