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님의 꼬투리를 보고 생각이 난 김에.
“웹 2.0″이라는 말은 이제 거의 “아햏햏하다”와 동급으로 취급되는가 보다.
굳이 “web 2.0″이라는 외래어나, “아햏햏하다”같은 DC체를 쓸 필요 있는가? 전래되어온 좋은 순 우리말 “거시기”가 있는데. 그러니까, 기사에 나온 표현대로 “거시기”를 적용한 패닉닷컴(http://panic.com/goods)을 보자.
보고 오셨음? 사실 “별 건” 없다우.
드래그&드롭을 이용한 장바구니구현…
이장님 말마따나 드래그&드롭으로 장바구니를 구현한다 해서 티셔츠가 더 잘팔릴리는 만무하다.
확실히 UX면에서 재미있고, 직관적이며, 참신한 인터페이스이긴 한데, 그 자체가 웹 2.0은 아니다. 도대체 어디에 웹 2.0이?
JavaScript로 DynamicHTML을 구현하고 AJAX를 쓰면 웹 2.0이 되는 건 아니다. 기사에 적혀 있는 대로 저 장바구니 어디에 “플랫폼”이 있고, “협업”이 있으며, “인간”이 있단 말인가.
애초에 panic.com이 회자되던 계기는, AJAX와 DHTML로 Flash없이 충분히 Rich한 인터페이스를 구현할 수
있다는 예시였을 뿐. 웹 2.0에는 마치 필수인 것처럼 AJAX가 회자되면서 얼떨결에 panic.com도 슬그머니 웹 2.0이
되어버렸네. 역시 웹 2.0은 최고의 마케팅 용어라니까.
웹 2.0이랑 어떻게든 연관시켜보려면, “panic.com의 장바구니 구현에 사용된 기술이 웹 2.0 개념의 서비스를 제작하는데 활용될 수 있다…”쯤으로 말씀하셨어야지요.
어쨌거나 말 나온 김에, “티셔츠 쇼핑몰 장바구니”가 “웹 2.0″스러워지려면? (AJAX로 Drag&Drop을 구현하면 된다는 바보같은 소리는 말고.)
1) 오프라인에서 핸드폰카메라로 티셔츠 사진을 찍어 전송하면 자동으로 가장 비슷한 색상과 디자인의 티셔츠를 찾아 장바구니에 넣어주는 쇼핑몰…
2) 쇼핑몰 장바구니에 원하는 티셔츠들을 담아놓으면 내 블로그나 웹앨범에 WishList로 자동등록되어 친구들보고 생일선물로 사달라고 졸라댈 수 있는 시스템…
3) 오에카키같은 그림판에 끄적끄적 내 맘대로 디자인을 해놓으면 그 디자인으로 티셔츠가 만들어져 나에게 배송되고, 혹시나 도안을
보고 맘에 들어한 다른 이들도 살 수 있도록 상품으로 등록되어 수익을 나눌 수 있는 주문자형 티셔츠(겸 판매 시스템)
4) 혹은 “여고생들이 사흘 입은 티셔츠(팬티포함)”만 전문적으로 거래가능한 옥션 시스템…
쯤은 되어야 웹 2.0 스럽다고 어디 비벼볼 수 있는 것 아닌가. (물론 이건 어디까지나 그냥 예시. :))
그저 AJAX만 쓰면 웹 2.0이 된다는 미신덕에, 스크립트 범벅인 사이트를 내놓고는 웹 2.0이라는 딱지를 자랑스럽게 붙이는 코메디들만 양산되누나.
그러니 학교에서 필요한 건 웹 2.0에 대한 “e비즈니스 신기술”따위를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웹 2.0이 “기술”인가? -_-a),
인터페이스 공학, 인간 공학, 심리학같은 것에 대해 공부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소스코드 30줄로 만들 수 있는 AJAX따위를 가르칠 필요는 없단 말씀.
ps. 작년엔 블루오션때문에 소화불량 걸리게 하시더니, 올해는 웹2.0으로 소화불량 걸리게 하시는 교수님.. T_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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