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ad를 산 이유중에 가장 큰 것은 조만간 다가올(?) 전자책시대. 지금은 ebook이 없냐고 하겠지만, 까놓고 말해, 현재 국내의 ebook은 ‘책’이 아니지. 그냥 텍스트파일더미일뿐.
ebook에 관심이 있는 가장 큰 이유는 무엇보다도, ‘책’에 들어가는 비용 때문.
계산을 해보자.
내 방에 현재 책장이 5개가 있고, 1개의 폭은 약 1m. 1개당 7단으로 구성되어 있다. 1단 당 보관할 수 있는 책의 갯수는 약 30권. 두꺼운 책도 있고, 얇은 책도 있으니 정확히 계산하기는 어렵지만 평균 30권이라 하면, 현재 내 방에는 1000여권의 책이 수납되어 있는 셈이다.
책장 한개당 대략 반 평정도의 공간을 차지하고 있는 셈인데, 책장이라는 특성상 무조건 포개서 쌓아놓을 수도 없고, 책장의 배열도 고려하면 이 정도가 현재 내 방에 수납가능한 책의 총량. 즉, 2평 정도의 공간에 1000권이라 하겠다.
책 1권당 구매가를 10000원이라 치자면 1000만원 어치를 2평에 보관하고 있는 셈.
그런데 현재 아파트 시세가 평당 1000만원이라던가. 그러자면, 1000만원 어치 책을 2000만원 어치 공간에 보관해야 하는 역설이 생긴다. 즉, 책에 들어가는 비용은 단지 책의 가격이 아니라 그것에 두배 만큼을 구매,보관에 따른 기회비용으로 추가해야 한다. (과도할 정도로 단순화한 계산이라 엄밀히 따지자면 실제와는 다르지만. 실제로는 책의 크기라든가 이런 걸 따져야겠지…)
보관해둘 공간이 여의치 않다보니, 책을 구매할 때 자체 검열을 받게 된다. 책값이 부담스러운 게 아니라, 그 책의 보관이 걱정이 되서. 예를 들어 김용의 전작품 같은 거는 그냥 어렸을 때의 기억때문이라도 전부 구해서 소장하고 싶지만, 막상 그렇게 되면 다른 책들을 위한 공간이 없어진다!!! 길티 플레져라고 부를만한 장르문학뿐만 아니라, 별 쓰잘데기 없지만 가지고 싶은 책들도 많다. 가령 영국왕립무기박물관에서 출간한 ‘무기’라는 책은, 내가 그 책을 사서 실제적으로 써먹을 곳은 없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보고 싶은 책… 이런 것들은 못사보게 된다.
자. 애서가가 되고 싶은가? 부자가 되어 넓은 집에 살기 전까지는 무리.
0개의 댓글
aransdad · 2011-01-12 06:07
@toonism – 2010/04/13 13:46
저도 쿼런틴에서 예전에 보고 머리속에 화두로 남던 주제였어요.
toonism · 2011-01-12 06:07
얼마 전에 다른 블로그에서 비슷한 글을 본 적이 있습니다. http://sonnet.egloos.com/4164394
그나마 뭔가 사 모으는 것 중에는 싸다고 생각했는데, 공간까지 같이 생각하면 책이 엄청나게 비싼 것 같기도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