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우리 서비스는, 남들이 하는 것들을 대부분 하고 있는데도 사용자들의 만족도가 높지 않을까? 남들이 하는 것의 90%를 제공하고 있으니 최소한 90%수준의 트래픽이 나와야 하는 것 아닌가?”
어떤 웹서비스에 다음과 같은 이익(utility)을 원하는 사용자층이 있다고 하자.
1. A, B, C, D, J
2. A, B, C, D, F
3. A, B, C, D, H
4. A, B, C, E, F
5. A, B, C, E, G
6. A, B, C, D, G
7. A, B, C, E, H
8. A, B, C, D, I
9. A, B, D, E, H
10. A, B, C, G, H
만약 이상적으로 A~J까지의 기능을 모두 제공하는 웹서비스라면 모든 사용자가 진정으로 만족하겠지만…
현실적으로는 비용을 고려해보면 모든 기능을 완벽히 제공하기란 어렵다. (혹은 반대로, 모든 사용자의 마음에 들 수 있는 서비스란 어렵다라는 말로 표현할 수도 있겠다.)
고전적인 서비스 기획자라면, 모든 이가 반드시 사용하는 A,B의 기능을 포함하고, 90%이상의 사용자가 사용하는 C의 기능을 포함하는 선에서 타협을 볼 것이다. 조금 더 여유가 있다면 제법 많은 이들이 사용하는 D, E의 기능까지 넣을 수 있을 것이다.
이 서비스는 만족스러운가?
통계적으로 잡힌 가상의 대부분의 사용자들이 원하는 대표적 기능 ‘A, B, C, D, E’는 실제로 파렛토 법칙에 따라 “대다수의 사용자가 가장 많이 사용하는 기능들”을 구현했음에도 불구하고, 이 서비스는 어떠한 사용자에게도 만족스럽지 않다.
이것은 단지 통계의 마술일뿐일까?
조금 다른 가정을 해보자.
어떤 서비스는 똑같은 비용을 들여 ‘A, B, C, D, H’를 제공한다고 하자. 이 서비스는 최소한 1/10의 사용자에게는 완벽한 만족을 주는 서비스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나머지 9/10에게는 앞서 말한 전통적 방식보다 더 안좋은 서비스일까?
실제로는 나머지 9/10에게는 앞서 말한 방식보다 특별히 더 나쁘게 여겨질 것도 없다. 어차피 자신들이 원하는 기능이 완벽히 제공되지는 않기 때문에. 혹자에게는 이전 방식보다 더 나은 면도 있을 테고.
만약 또 다른 어떤 서비스는 조금 더 비용을 들여 ‘A, B, C, D, G, H’ 까지 제공하도록 만들어졌다고 하자. 1개의 기능이 추가됨으로 인해, ‘A, B, C, D, H’만 지원하는 서비스에 비해 만족하는 사용자수가 3배가 되었다.
이 3개의 서비스가 경쟁하면 어느 것이 시장에서 더 성공할 수 있을까?
여기까지의 교훈
1. 가상의 “User”를 잡지 말 것. 사용자들은 하나의 magic word – “user”로 표현될 수 없다. 이는 브로드밴드시절의 매스마케팅 스타일 접근방식이며 웹의 장점을 포기하는 일이다.
2. 실제로 서비스의 만족도는 80%의 기능 “A, B, C, D, E”에서 차이나는 것이 아니라, 나머지 20%의 기능 “F, G, H, I, J”에서 결정된다.
그렇다면, “A, B, C, D, E”를 제공하는 서비스는 무엇을 잘못한걸까? 전형적인 근시안적 Greedy 알고리즘의 폐해일 뿐일까? 이 서비스는 되살아날 수 없는 것일까?
매쉬업 전략을 채택해보면 어떨까? 핵심기능 ‘A, B, C, D, E’만 제공하고 나머지는 3rd Party의 매쉬업 서비스를 가능하도록 열어둔다면?
특정 매쉬업 서비스 ‘A, F’, ‘A, B, I, J’ 같은 것이 만들어질 수 있도록 오픈해두면 이전과는 반대로 사용자들은 이 서비스에 대한 만족도가 올라가게 될 것이다. 기본적으로 ‘A~E’까지의 핵심기능이 제공될 뿐더러, 이 서비스를 이용함으로 인해, 자신이 불만족스러워했던, ‘F~J’까지의 기능을 매쉬업으로 제공받을 수 있으니까.
그러기 위해 이 서비스 업체가 취해야 할 전략은, 의도적으로 ‘A, F’ 같은 형태의 매쉬업이 쉽게 생성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결국 자신이 만들기는 싫지만(비용등의 문제로 인해), 타인이 쉽게 만들 수 있도록 하는 것. 따라서 바람직한 형태의 매쉬업으로 유도하기 위해 API등의 오픈 수위나 레벨을 조절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롱테일과 매쉬업은 지극히 자연스럽게 결합된다. (아마존처럼 ‘A~J’까지 모든 것을 다 아우르지 못한다면.)
카테고리: 생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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